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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의 기록들

123년 전 대한민국 첫 전차 등장…

by 까망잉크 2023. 3. 21.

123년 전 대한민국 첫 전차 등장… “쇠당나귀 보러 가자” 인파

문화일보입력 2022-05-02 11:52
 

 우리나라 최초의 전차 개통식이 1899년 5월 4일 흥인지문에서 열렸다. 전차보관소 주변뿐 아니라 성곽 위까지 구경 나온 사람들로 빼곡한 모습과 함께 흥인지문 왼쪽으로 민둥산이 된 낙산이 눈에 띈다. 자료사진


■ 역사 속의 This week

1899년 5월 4일 오후 3시,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열린 우리나라 최초의 전차 개통식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였다. 고관대작들을 태운 신문물이 동대문에서 흥화문까지 시속 8㎞로 달리자 구경꾼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교토(京都), 나고야(名古屋)에 이어 세 번째 개통이었다.

‘한성전기회사’가 부설 사업을 맡아 선로를 깔고 황실전용 1대와 40인승 차량 8대를 들여왔다. ‘쇠당나귀’라고 불리던 신기한 전차를 한 번 타보려고 시골에서 상경하는가 하면 생업을 잊고 전차만 타다가 재산을 탕진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반면 불상사도 있었다. 5월 26일 탑골공원 앞에서 5세 어린이가 전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극심한 가뭄이 전차 때문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장안에 돌던 차에 분노한 군중들은 차량을 불태웠다. 이 사건으로 한동안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노선이 늘면서 대표적인 교통수단이 됐지만, 버스와 자동차에 밀려 교통을 방해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70여 년간 시민의 발이 돼 서울 곳곳을 누비던 전차는 1968년 11월 29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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