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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 저런 아야기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63) 천하일품(天下一品) <제4화>기생 소백주 (64) 본성(本性)

by 까망잉크 2023. 6. 8.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63) 천하일품(天下一品)

입력 2021. 01. 21 18: 40

그림/이미애(삽화가)

홍수개는 싸늘한 밤공기를 뚫고 어둠을 능숙하게 헤쳐 집 뒤 오두막으로 향했다. 달도 없는 겨울 밤 칠흑 어둠 속에서 홍수개는 한 마리 수캐가 되어 오두막집 방문을 슬그머니 열어젖혔다. 너무도 쉽게 문이 열렸다, 따뜻한 방안 공기와 함께 가느다란 여인의 분 내음이 홍수개의 코끝에 스쳤다. 홍수개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는 얼른 방안으로 들어갔다.

아랫목 쪽으로 이불깃에 푹 덮인 채 잠이 깊이든 여인의 따뜻한 숨결을 홍수개는 느끼며 그 이불 속으로 몸을 스스로 밀어 넣었다. 따뜻한 열기가 홍수개의 몸으로 훅 끼쳐왔다. 살진 암사슴처럼 보드라운 털을 뽐내며 순한 눈망울을 굴리던 옹기장수 아내를 이렇게 이 깊은 밤 옆에 끌어안을 수 있다니 이미 늑대에 날카로운 이빨에 걸린 고깃덩어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홍수개는 흡족한 미소를 어둠 속에서 흘기며 슬그머니 손을 들어 옹기장수 아내의 가슴께로 슬그머니 돌진해 보는 것이었다.

순간의 그 손길을 느꼈을까? 옹기 짐을 따라 깊은 수캐골 까지 고단하게 걸어 온데다가 연일 부엌일을 도우며 피곤했을 터인데 사내의 손길에 이리 불쑥 반응을 하다니 아마도 젊은 여인네의 본능이란 게 참으로 민감하고 민감한 것이로구나 하고 홍수개는 생각하는 것이었다.

일하는 도중 흘깃흘깃 홍수개는 옹기장수 아내를 몰래 살펴보며 온갖 상상을 했던 것이다. 호리병처럼 입구는 작으나 속은 넓은 최고의 보옥(寶玉)부터 터진 밤송이처럼 야무진 보옥, 그리고 삶은 호박처럼 흐물흐물 물러터진 보옥에 넓은 웅덩이처럼 물에 발이 빠지던 보옥까지 홍수개는 갖은 상상을 다하며 옹기장수 아내는 아마도 깊은 옹기를 닮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그 물건이 자근자근 꽉꽉 깨물어주며 흡입하는 옹기만 닮았다면야 천하일품(天下一品)이 아니겠는가 생각하며 흡족한 미소를 징그럽게 삼켜 물기도 했던 것이다.

홍수개는 그 생각을 하며 다시 손을 움직여 이불 속으로 옹기장수 아내의 풍만한 가슴께를 다시 더듬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더 사납게 몸을 뒤흔드는 것이었다. 홍수개는 그 몸을 흔들어대는 옹기장수 아내의 몸짓이 아마도 제 남편 옹기장수의 손길에 길들여져 있어 깊은 잠이든 중에도 사내의 손길에 젊은 여인으로서 본능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이제는 보드라운 엉덩이께로 대담하게 손을 깊숙이 들이밀어 보는 것이었다,

“어!....... 응!.......”

분명 가느다랗게 ‘어응!’ 하는 무슨 소리가 난 것이 옹기장수 아내가 잠이 깬 모양이라고 홍수개는 생각하고는 조용히 입을 열어 모기만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쉬잇! 나니라! 조용히 하거라!”

홍수개는 여인이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자 다시 조그맣게 입을 열었다.

“이제 너는 힘들게 옹기장수를 따라다니지 않아도 된다. 내가 너를 일생동안 편히 살도록 보살필 것이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게 몸을 맡기거라!” <계속>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64) 본성(本性)

 

그림/이미애(삽화가)

이불 속의 옹기장수 아내는 깨어있는 듯 했는데도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홍수개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이번에는 조금 더 또릿한 음성으로 말했다.

“세상사 남녀관계란 게 다 그렇고 그런 것이다. 너를 처음 보았을 때 한눈에 반해 버려 이렇게까지 너를 차지하려 한다. 그것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음양(陰陽)의 본성(本性) 탓이지 절대로 내 탓이 아니다. 이게 죄(罪)라면 사람을 이리 만든 저 자연이 죄이니라! 너는 그리 알라!음!...... 그리고 이 집은 그대로 두고 먼 산골에 집과 땅을 장만할 것이니 너와 그곳에서 일하는 할미를 부리며 편히 살자꾸나! 너도 잘 알겠지만 누가 뭐라 해도 세상은 편히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최고니라! 평생 저 가난뱅이 옹기장수 따라다녀 보아야 고생만 하고 가난을 면치 못하고 비루하게 버러지같이 살다 죽을 것이다. 그래서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 하지 않더냐!”

홍수개가 제법 크게 그렇게 터진 입으로 갖은 변설을 하며 그리 말했는데도 옹기장수 아내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홍수개는 ‘어흠!’ 하고 낮게 기침을 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너의 남편일랑은 전혀 걱정 하지 말거라! 내 다 후한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놓았느니라! 너는 나 하는 대로만 지켜보면 되니라! 어쩔 수가 없다. 나는 가지고 싶은 여자는 다 가지는 성미다! 그것도 저 자연이 내게 준 성미(性味)니라!”

홍수개는 그렇게 말하며 이불깃에 묻혀있는 여인의 가슴 깨로 손을 쑥 밀어 넣고는 슬그머니 주물러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부드럽고 풍만한 탄력 있는 여인의 가슴이 손가락 끝에 탱탱하게 물씬 잡힐 것으로만 알았는데 딱딱하고 단단한 가슴이 매만져지는 것이었다.

‘엉? 어라! 이게 무엇인가?’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버린 의외의 감촉에 깜짝 놀란 홍수개는 자신이 낮에 보아온 옹기장수 아내의 몸매를 확연히 떠올려보는 것이었다. 가슴이 봉긋 솟아올라 풍만하게 보였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곳에 무엇인가를 넣고 억지로 부풀어 올렸던 것인가? ‘구태여 그럴 리가? 절대로 그건 아니겠지!’ 홍수개는 의심이 되어 다시 손을 놀려 좌우로 슬그머니 확인하듯 더듬어 보았다. 그런데 정말로 단단한 사내의 딱딱한 근육질의 가슴이 매만져지는 것이었다.

“에잉!”

홍수개는 실망의 낮은 비명을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토해내고 말았다.

분명 옹기장수 아내는 젊고 예쁜 탐스러운 풍만한 여인네였는데 혹여 사내가 거짓 분장을 하고 여인네 흉내를 냈더란 말인가? 도대체 이렇게 딱딱하게 매만져지는 가슴은 분명 사내의 것이 아닌가!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이란 말인가? 홍수개는 가슴을 그렇게 매만지는데도 죽은 듯이 시체처럼 가만히 누워있는 사람이 과연 여자인가? 하고 의심이 들어 가슴을 매만지던 손을 얼른 빼내어 이제는 은밀한 아래쪽을 향해 살금살금 더듬어 가는 것이었다. <계속>

출처 : 남도일보(http://ww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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