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연분♡
사주팔자를 보고 택일도 해 주는 허 봉사는 앞 못 보는 장님이지만
족집게로 소문나 운세를 보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돈도 알뜰히 모아 번듯한 기와집에 마음씨 고운 색시도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온 마누라는 벙어리다.
말 잘하고 돈 잘 버는 장님 남편에 영리하고 마음씨 고운 벙어리 마누라는
이날 이때껏 부부싸움 한번 없이 집안에 웃음소리가 끊어질 날이 없었다.
그러나 허 봉사 내외를 보는 친지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둘 다 장님이라면 말로 소통이 될 터이고, 둘 다 벙어리라면
글이나 손짓 발짓으로 소통하면 될 터인데,
말로 하자니 마누라가 막히고 글이나 손짓 발짓으로 하자니
허봉사가 깜깜이니 무슨 수로 서로 뜻이 통할꼬!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어느 가을날 저녁, 허 봉사가 일을 마치고
벙어리 마누라와 겸상으로 주거니 받거니 저녁식사를 마친 후
맛있게 담배 한모금을 길게 내뿜는데 갑자기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부인, 대문 밖에 나가 보시오. 무슨 일이 생겼는지?”
벙어리 부인이 나갔다가 한참 만에 돌아왔다.
“무슨 일이오?”
허 봉사가 궁금해서 묻자, 벙어리 부인이 다가와 앉아
자신의 옷고름을 풀고 허봉사 손을 끌어 와 자기 유방 사이에
사람 인(人)자를 쓰게 하고 양쪽 젖꼭지를 만지게 했다.
허 봉사가 고개를 끄덕이고 빙긋이 웃으며,
“사람 인 양 옆에 젖꼭지 두 점이 있으니 불 화( 火)자라.
어디서 불이 난 모양이네. 그런데 어디서 불이 났지?”
벙어리 마누라가 허 서방의 손을 당겨 자신의
치마 밑으로 끌고 가 옥문에 갖다 댔다.
허봉사가 마누라 옥문에 손가락을
갖다 대자 젖꼭지를 만진 뒤끝이라 옥문이 흥건히 젖었다.
“알겠네. 강 건너 양근산과 음문산 산자락이 서로 맞닿는 골짜기,
물 많은 동네 수동(水洞)에서 불이 났구먼.”
벙어리 마누라는 딱딱 맞추는 남편이 대견해서,
그리고 아직도 치마 밑에서 손을 빼지 않고 수동 언저리를
맴도는 게 좋아 허봉사를 꼭 껴안았다.
“수동마을 누구네 집에서 불이 났지?”
허봉사의 물음에 마누라는 허서방 목을 껴안고 입을 맞췄다.
“그렇지. 입 구(口)자 두개가 합쳤으니
여(呂)서방 집에 불이 났구먼.
그런데 얼마나 탔다던가?”
마누라는 허 서방 허리춤에 손을 넣어 양근을 잡고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꼿꼿이 세웠다.
“어허, 이 일을 어쩔꼬.
다 타고 기둥만 남았네.
내일 쌀 한가마 보내야겠군.”
아직도 허봉사의 손은 마누라의 옥문을 휘젓고,
마누라의 손은 허 봉사의 곧추세운 양물을 쥐고 있다.
곧 호롱불이 꺼지고 허봉사 집 안방은 구들장이 꺼질 듯 흔들렸다.
'웃음주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을 화나게 하는 10 가지 방법 (0) | 2023.05.05 |
---|---|
친구야! 늙어갈수록 우리 젊게 살자 (0) | 2023.05.01 |
착각은 노망의 파도를 넘어...^^ (0) | 2023.04.06 |
한국어 만세! ^.^ (0) | 2023.02.22 |
세상에 이런일이.. (2) | 2023.02.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