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혼 (招 魂)
김소월(1902.8 ~1934.12)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
불러도 주인 없는이여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듸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음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그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멀구나.
선 채로 이 자 리에 돌아 돼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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