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이병기
고개 고개 넘어 호젖은 하다마는
풀섭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패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
묵은 기와 쪽이 발끝에 부딪히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아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봐도 알 이 없고,
벌건 메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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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초/ 이병기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주빛 굵은 대공 하얀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본디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한 모래 틈에ㅜ뿌리를 서려 두고
미진(微震)도 기까이 않고 우뢰(雨雷)받아
사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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