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사나이였다
시인/李 花 國
평생을 삽과 도끼를 들고 산 사나이가 있었다
새끼줄로 감발을 치고
산과 들을 집 삼아 산 사나이가 있었다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나는 그 사나이들의 후예다
우리는 그 할아버지들의 후예다
흙처럼 정직한 핏줄 받아 하늘의 복을 받아서
자손에 자손에 그 자손에 또 자손을 낳으며
멀어져가는 철길처럼 아득한 세월을 걸어 여기 왔다
삽 한자루 옆에 끼고 허리를 세워 보무도 당당하게
거칠 것 없이 걸어온 날들 누구라 막으랴
사나이 걷는 길엔 하늘이 열리고 바위가 비켜 섰다
비바람 폭풍우 속에서도 길이 열려 살아남았다
보아라 오늘 우리 아버지 저렇게 당당한 모습으로
우람한 눈동자 앞만 보며 서있는 자세를
슬프네 외로우네 시원찮은 어리광들 다 버리고
굵직한 손가락에 두툼한 사나이 손바닥
아버지의 따슨 피를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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