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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아버지와 숫돌

by 까망잉크 2011. 4. 13.

                                                                 

 
    ★*…아버지와 숫돌 /백영호
    
    아버지는 날마다 소먹이 꼴베는 낫을 숫돌에 가셨다 아버지가 낫을 가실 때 수도승처럼 보였다 아버지는 너무나 진지하고 엄숙하게 얼굴에 땀방울 쏟으시며 낫갈기를 어째서 그리도 반복하시는 것일까 가끔은 빼 먹어도 되고 며칠은 아니 갈아도 되실텐데 아버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낫을 가셔서 푸른 날을 세우고선 손바닥으로 쓰윽 문질러보곤 하셨다 이제 저 멀리 북간도보다 머언 먼 피안의 세계에서 안식하시는 아버지 그리워 할 적마다 내 눈가에 숫돌이 보인다 숫돌은 스스로 자기 몸을 헐어서 낫의 푸른 날을 살렸고 아버지는 스스로 당신 몸을 갈아서 가족이라는 튼튼한 울타리를 치셨다.
    작성:한국 네티즌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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