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동에 기나긴 밤을 /청호 윤봉석
달이 없어 슬픈 밤에
뒷동산 부엉새는
삼 동 밤에 고요를 찢고
별이 없어 고독한 밤에
문풍지를 흔드는 북풍은
엉클어진 앙가슴을 헤집고
흰 눈이 없어 애절한 밤에
막걸리 한잔 따라 줄
벗이 없어 고독과 씨름을 하고
임이 없어 외로운 밤에
옆구리가 시려
웅크린 새우잠을 깨고 나니
죽음보다 싫은 고독은 창문을 여니
삼 동에 기나긴 밤을
뜬눈으로 홀로 새운 가슴엔
철없는 굳은 비만 내리고
정처 없이 헤매다
독수공방을 어찌 홀로 덮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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