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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by 까망잉크 2018. 2. 24.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

 

                                                                        조 병 화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습니다.
 
​서러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외로운 까닭이 아니올시다.
 
사나운 거리에서 모조리 부스러진
 나의 작은 감정들이 
 소중한 당신 가슴에 안겨들은 것입니다.
 
밤이 있어야 했습니다.
은 약한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
제한된 행복을 위하여 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눈치를 보면서 
눈치를 보면서 걸어야 하는 거리
연애도 없이 비극만 깔린 이 아스팔트
어느 이파리 아스라진 가로수에 기대어 
별들아래 당신의 검은 머리카락이 있어야 했습니다.
 

 
나보다 앞선 벗들이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한 것이라고 
 말을 두고 돌아들 갔습니다.
    
벗들의 말을 믿지 않기 위하여 
나는 온 생명을 바쳐 노려을 했습니다.
 
인생이 걷잡을 수 없이 허무하다 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믿고 당신과 같이 나를 
 믿어야 했습니다.
 
살아 있는 것이 하나의 최후와 같이 
당신의 소중한 가슴에 안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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