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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잠들게 해주오

by 까망잉크 2018. 3. 16.

잠들게 해주오 시인/이룻  이정님


잠들게 해주오
창밖에는 밤새도록 바람이 울고
나무들은 서로 뻐걱거리며 상처를 냅니다
평화로웠던 밤
처음의 純粹는 사라지고
상처투성이로 밤이 우뚝 서 있네요

잠들게 해주오
지난날 내 발자국 찾아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어린 날 친구도 만나고
싸릿문 밀치고 날 마중하는
삽살개 데리고
갈매기 울며 나는 뚝방도 거닐고 싶어요

이젠 누구를 기다린다는 것
그런 어리석은 몸짓은 그만두렵니다
보고도 보고 싶지 않은
들어도 듣고 싶지 않은
그 영원한 안식의 뜨락을 찾아
평화를 소망하며 잠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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