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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역사) 이야기

전두환·노태우 이후 23년 만에 두명의 전직 대통령 동시 수감

by 까망잉크 2018. 3. 23.

전두환·노태우 이후 23년 만에 두명의 전직 대통령 동시 수감

 

MB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

 국정농단’ 최순실,김기춘도 수감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22일 법원에 의해 구속이 결정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은 23일 현재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수감 이후 23년만에 두 전직 대통령 동시 구속수감이 재연된 것이다. 
 

23년만에 두 전직 대통령 동시 구속수감 재연

이 전 대통령은 자정쯤 머물던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검은색 K9 차량에 올랐다. 이 전 대통령을 구인하기 위해 검찰이 보낸 차량이었다. 차량은 뒷자석에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채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오전 12시18분에 구치소에 도착했다. 그는 독거실(독방)에 수감된 상태로 향후 재판 등에 대비하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피해 동부구치소로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피해 서울동부구치소로 이 전 대통령 수감 장소를 결정했다고 한다. [중앙포토]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피해 서울동부구치소로 이 전 대통령 수감 장소를 결정했다고 한다. [중앙포토]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 기업 총수 등의 경우 구속 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검찰은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전 대통령 수감 장소를 서울동부구치소로 결정했다. 서울구치소 측에서 전직 대통령 2명을 한꺼번에 수감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분산 수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공범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검찰 관계자는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동부구치소 차원에서 일부 공간을 새롭게 꾸미는 등 이 전 대통령 수감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TV·세면대 갖춘 독방…지은 지 1년 된 ‘도심 속 고층건물’
 서울동부구치소 내 3인용 혼거실. 모니터와 선풍기, 사물함과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구비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독거실에 수감됐다. [중앙포토]

서울동부구치소 내 3인용 혼거실. 모니터와 선풍기, 사물함과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구비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독거실에 수감됐다. [중앙포토]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거실(독방)은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규모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다른 수용자들이 쓰는 1.9평(6.56㎡) 규모 독방보다 두 배 정도 공간인 3.2평(10.6㎡) 넓이의 공간에 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이 사용할 독방엔 TV와 접이식 매트리스, 접이식 식탁, 사물함, 세면대, 양변기 등이 갖춰져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은 혼거실로 쓰일 시 세 명이 함께 쓰는 구조다. 구치소 과밀화 문제 때문에 독거실을 일반 수용자들 혼거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구치소는 지어진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최신식 교정시설’이다. 원래 성동구치소였지만 지난해 6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문정동 법조타운 자리로 옮겨 새로 지으면서 이름을 바꿨다. 지상 12층의 고층건물 형태로 주변엔 현대식 건축물이 들어서 있어 '도심 속 교정시설'로 불린다. 구치소 주변을 에워싸던 높은 벽과 철조망·감시탑이 사라졌고 대신 개방형 울타리가 자리하고 있다.
 

서울동부구치소는 지상 12층 규모 고층빌딩 형태의 교정시설이다. 높은 벽 대신 개방형 울타리로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 교정본부]

서울동부구치소는 지상 12층 규모 고층빌딩 형태의 교정시설이다. 높은 벽 대신 개방형 울타리로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사진 교정본부]

이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기 전인 '미결수'에 해당돼 따로 노역을 하지는 않는다. 법원과 검찰에 가는 일정이 없으면 다른 수용자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일정을 방 안에서 보내게 된다. 이곳에 수감된 수용자들은 통상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오후 9시에 취침하는데 이 전 대통령도 이 일정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루 30분씩 운동시간도 주어진다. 각 층에는 농구대가 설치된 소규모 운동장이 마련돼 있다.

 

최순실·김기춘과 한 곳에…MB쓰는 층은 비워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된 최순실씨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미 수감돼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된 최순실씨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미 수감돼 있다. [중앙포토]

 앞서 ‘문화ㆍ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된 최순실씨도 서울동부구치소 독거실에 수감돼 있다. 김 전 실장이 수감된 방은 2.21평(7.33㎡), 최씨가 수감된 방은 1.55평(5.15m²) 크기다.


 
이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이 위치한 층은 현재 전부 비어있어 다른 수용자들과 접촉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동부구치소에도 최순실씨와 김 전 실장 등이 수감돼 있지만 공범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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