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오기 전에 / 시인/佳誾 김해자 잠깐잠깐 스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왜, 묻느냐고 물으신다면 아무 말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말입니다 어느덧 세월이 마흔한 번의 봄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 긴 세월 속에서 늘 기억에 머무는 추억입니다 많이 아주 많이 미안했다고 이런 말이 인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고 나무라시겠지만 하지만 꼭 하고 싶었습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했었다고,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그러나 정말 사랑했었다고 그래서 떠날 수 밖에 없었다고 인제야 용서를 빕니다 진실로, 아니 용서하지 마세요. 아직 더 많이 미워하세요 그리고 원망하세요 그러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사월이 떠나는 날 이렇게 쓸모없는 용서의 편지를 씁니다 오월의 하얀 찔레꽃 피면 그때 꼭 한 번만 기억해 주세요. 아직도 목련 꽃 하얀 기억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참으로 잔인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렇게 띄울 수 없는 편지를 씁니다 봄이 떠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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