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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오월이 오기 전에

by 까망잉크 2018. 4. 21.

 

 

    오월이 오기 전에 /  시인/佳誾  김해자
    잠깐잠깐 스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왜, 묻느냐고
    물으신다면 아무 말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말입니다 
    어느덧 세월이 마흔한 번의 봄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 긴 세월 속에서 늘 기억에
    머무는 추억입니다 
    많이 아주 많이 미안했다고
    이런 말이 인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고
    나무라시겠지만
    하지만 꼭 하고 싶었습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했었다고,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그러나 정말 사랑했었다고
    그래서 떠날 수 밖에 없었다고
    인제야 용서를 빕니다
    진실로, 아니
    용서하지 마세요. 아직 더 많이
    미워하세요
    그리고 원망하세요
    그러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사월이 떠나는 날
    이렇게 쓸모없는 용서의 편지를 씁니다
    오월의 하얀 찔레꽃 피면
    그때 꼭 한 번만 기억해 주세요.
    아직도
    목련 꽃 하얀 기억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참으로 잔인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렇게 띄울 수 없는 편지를 씁니다
    봄이 떠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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