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의 시간여행] 성탄 전야 하룻밤 단속에 8000여 건 적발… '10대들 집단 全裸 파티'도
입력 2018.12.19 03:12
그것은 '크리스마스의 악몽'이었다. 1963년 12월 25일 새벽 2시 30분쯤 서울 남산 숲속에서 어른들 몰래 파티를 하던 남녀 중학생 세 쌍을 10대 폭력배 11명이 덮쳤다. 이들은 "너희들만 놀기냐"라며 학생들에게 달려들어 금품을 뺏고는 여학생 셋을 성폭행했다(조선일보 1963년 12월 26일자). 모처럼 야간 통금이 풀린 성탄 전야에, 한껏 들뜬 마음으로 '금지된 파티'를 하던 청소년들을 '더 빗나간' 청소년들이 덮친 사건이었다. 당시 어떤 언론은 "여학생들이 그날 밤 들떠 남학생들과 어울리지 않았더라면 그런 수욕(羞辱·부끄럽고 욕됨)은 안 당했을 것"이라며 여학생들의 '행실'을 원인으로 짚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1950~1960년대 청소년들의 평소 억눌려 있던 혈기가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 속에서 한꺼번에 분출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측면이 강했다.
![산타클로스를 그린 간판이 등장한 1957년 연말 서울 종로 거리(동아일보 1957년 12월 1일자).](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812/18/2018121803202_0.jpg)
1950년대 중반부터 신문엔 "성탄절이 먹고 마시고 노는 휴일로 타락해 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갔다. 소설가 겸 목사 전영택(田榮澤)은 남녀가 '난잡한 유흥과 땐스'에 빠지는 '크리스마스 폐풍(弊風)'을 질타하며 모든 성탄 행사를 없애자고 주장했다. 그래도 해가 갈수록 크리스마스가 되면 미친 듯 먹고 마시고 노는 열기는 더 뜨거워져 갔다. 1964년엔 서울 외곽 야산에서 3000여 청소년이 벌인 광란의 성탄 파티 소동이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1965년 서울시경의 성탄 전야 위법 행위 철야 단속 땐 전국에서 무려 8368건의 범죄가 적발됐다. 그중 5940건이 청소년들이 저지른 범죄였다. 으뜸은 '심야 희롱'(3068건)이었다. 경찰의 설명을 옮기면 이는 '술김에 지나가는 부녀자나 여학생들을 껴안고 유방을 만지려 하거나 입을 맞추려는 추행'이었다. 둘째로 많았던 청소년 범죄는 '불순한 이성 교제'(437건). 다방이나 제과점을 전세 내 남녀 학생들이 놀다 걸린 경우다. 다음으로 '혼숙'이 39건. 여관 종업원에 따르면 성인들은 한 커플이 한방에 묵는데 청소년들은 이와 달리 여러 쌍이 그룹을 이루어 한방에서 노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대담함은 상상을 넘어섰다. 어느 여관에서는 남녀 학생 3쌍이 술에 취해 한방에서 밤새도록 트위스트를 추거나 속옷 차림으로 껴안고 뒹굴다 단속됐다. "10대들은 혼숙하며 때로는 완전 나체로 성(性) 유희를 한다"고 경찰은 밝혔다(경향신문 1966년 12월 23일자). 1968년 경찰은 청소년들의 혼숙은 물론, 남녀 학생이 함께 모여 노는 '불순 이성 교제 파티'를 연말의 '철저 단속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해 12월엔 정부 당국은 물론 52개 사회단체가 참가한 '크리스마스 바로 지내기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도심 유흥가로 나갔다.
과거에 비하면 오늘날 크리스마스의 분위기 는 퍽 조용해졌다. 경제 불황까지 겹쳐 올 연말엔 유흥가나 쇼핑 시설에 사람들 발길이 유난히 뜸하다는 소식이다. 좋게 말해 차분하고, 심각하게 보자면 가라앉아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 공안 당국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흥주점들의 탈법 영업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는 뉴스가 반세기 전 우리의 연례행사였던 연말 유흥가 일제 단속의 추억을 환기시켜 줄 뿐이다.
1965년 서울시경의 성탄 전야 위법 행위 철야 단속 땐 전국에서 무려 8368건의 범죄가 적발됐다. 그중 5940건이 청소년들이 저지른 범죄였다. 으뜸은 '심야 희롱'(3068건)이었다. 경찰의 설명을 옮기면 이는 '술김에 지나가는 부녀자나 여학생들을 껴안고 유방을 만지려 하거나 입을 맞추려는 추행'이었다. 둘째로 많았던 청소년 범죄는 '불순한 이성 교제'(437건). 다방이나 제과점을 전세 내 남녀 학생들이 놀다 걸린 경우다. 다음으로 '혼숙'이 39건. 여관 종업원에 따르면 성인들은 한 커플이 한방에 묵는데 청소년들은 이와 달리 여러 쌍이 그룹을 이루어 한방에서 노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대담함은 상상을 넘어섰다. 어느 여관에서는 남녀 학생 3쌍이 술에 취해 한방에서 밤새도록 트위스트를 추거나 속옷 차림으로 껴안고 뒹굴다 단속됐다. "10대들은 혼숙하며 때로는 완전 나체로 성(性) 유희를 한다"고 경찰은 밝혔다(경향신문 1966년 12월 23일자). 1968년 경찰은 청소년들의 혼숙은 물론, 남녀 학생이 함께 모여 노는 '불순 이성 교제 파티'를 연말의 '철저 단속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해 12월엔 정부 당국은 물론 52개 사회단체가 참가한 '크리스마스 바로 지내기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도심 유흥가로 나갔다.
과거에 비하면 오늘날 크리스마스의 분위기 는 퍽 조용해졌다. 경제 불황까지 겹쳐 올 연말엔 유흥가나 쇼핑 시설에 사람들 발길이 유난히 뜸하다는 소식이다. 좋게 말해 차분하고, 심각하게 보자면 가라앉아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 공안 당국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흥주점들의 탈법 영업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다는 뉴스가 반세기 전 우리의 연례행사였던 연말 유흥가 일제 단속의 추억을 환기시켜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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