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어나무
숲 속에 보디빌더
장끼 울음소리가 지척으로 또 나무꾼의 도끼질이 산울림으로 퍼지는 산골짜기에서도 흔히 만나 지는 평범한 나무,서어나무.
서어나무를 일컫는 말에 서목(西木)이란 이름이 있는데 이는 서쪽에 있는 나무란 뜻에서 나온듯 싶다.
대부분의 큰 나무 줄기는 둥근 원통형인데 서어나무는 회색 줄기의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이 보디빌더의 근육 같다.
이 서어나무는 한반도의 가운데를 차지하는 넓은 지역에 걸쳐 자라는 흔한 나무데 쓸모가 그리 많지는 않으며
.서어나무는 추운 날씨에도 잘 견디고,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여서 주변에 큰 나무들이 있어 햇빛을 잘 받지 못해도 꿋꿋이 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목재로서 별 쓰임새가 없어서 많이 잘리우지 않은 탓인지 산에 가시면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 이면서도,
이 나무를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바로 서어나무는 공해에 대한 저항성이 약하기 때문에 도심지에는 잘 심지 않지요. 서어나무를 보시려면 가까운 수목원이나 산을 찾아가 보세요. 그러면 이 근육질의 사나이를 쉽게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이 나무는 마르면서 쉽게 비틀어지고 썩기까지 잘 하므로 마땅하게 사용할 곳이 있겠는가?
다만 방직용 목관(木管),피아노의 액션,운동기구에 등에 소량으로 쓰이고,표고버섯을 키우는 밑 나무로 쓰이나.참나무 종류보다 생산량이 적어 쓰임새가 적으므로
나무의 쓰임새 중에선 땔나무용 쓰일수밖에.....
전북 완주 화암사의 주요 부속건물 우화루(雨花樓)를 개축 할때나온 불구(佛具)의 일부가 서어나무로서, 알려진 쓰임새중 가장 품격 높은
용도로 쓰인 것이다.
잎맥은 10~12쌍으로 뒷면 잎맥 위에 잔털이 있으며 암수 힌 나무로서 꽃은 잎보다 먼저 봄에 핀다.
이 나무의 노란 단풍은 줄기 생김새의 독특함과 함께 산 속의 가을 정취를 북돋아준다.
"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개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전북 남원 운봉읍 행정리의 마을숲은 5백여평의 땅에 태고의 신비와 원시적 정취를 느끼게 하는 서어나무 2백여그루가 가득 들어차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마을의 서어나무 군락은 "5백여년전 이 마을에 극심한 전염병이 돌아 주민들이 죽어가자 마을을 지나던 한 스님이 서어나무를 심으면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해 주민들이 나무를 심고 지극정성으로 가꿔왔다." 는 전설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서어나무 숲에서 / 복효근
서어나무 숲에 왔다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 행정리
환경부와 유한 킴벌리가 ‘아름다운 마을 숲 상’을 주었다고 하나
숲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상을 주지 않았어도 그럴 것이다
나무들은 그냥 서 있다
그냥 서어나무다
들으니 이 놈들은 목질이 약해서 부러지거나 다친 곳이 쉬 썩는단다
썩은 자리에 매미나 벌레의 유충이 살아서
딱따구리나 크낙새 등속이 서어나무숲에 산단다
낯선 사내가 들어서자 은유처럼
숲은 제 상처에서 새를 날려보낸다
나무들은 하늘 혹은 그 너머와 무슨 내통이나 하듯
긴 긴 안테나를 뽑아올리고 있다
하나도 아프지 않은 표정이다
그러니 짐승처럼 상처를 안고서도
누구든 이 숲에 들어서서는 서어 있어야 한다
휴대폰이 울린다
받지 않는다 부재중 001통화가 찍힌다
숲이 커다란 무덤 같다
현실現實이 현실玄室이 되어
나는 시방 부재중이다
누가 상을 주어서도 술 한 잔 주어서도 아니다
잠시 서있을 뿐으로 나는 숲의 일부이어서 서어나무이어서
내 안 어디에선가 새 나는 소리 들린다
피안이 목마르게 그립지 않다
부재중인 나를 영영 찾고 싶지도 않다
숲을 나서는 내가 새 것 이겠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내리
영흥도에는 전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의 서어나무 군락지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에 내2리(내동)마을에 사는 선조들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살던 중 해풍이 심해 방풍림을 심어 바람막이를 조성하려고 여러 차례 걸쳐 각종 나무를 심었으나 현지 토양이 모래,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 모두 고사하기 때문에 천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강한 서어 나무를 구해 구덩이를 깊이 파고 흙을 식재한 후 정성껏 자식과 같이 가꾸었다고 전해오고 있으며 현재 십리포해수욕장을 찾는 피 서객들에게 시원한 휴식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참고:브리태니커,전북 문학기행
궁궐의 우리나무(박상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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