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차기
제기를 가지고 발로 차서 떨어뜨리지 않고 많이 차기를 겨루는 아이들놀이.
제기는 엽전이나 구멍이 난 주화(鑄貨)를 얇고 질긴 한지나 비단으로 접어서 싼 다음,
양끝을 구멍에 꿰고 그 끝을 여러 갈래로 찢어서 너풀거리게 한 것인데, 주로 정초에 많이 노는 어린이 놀이기구이다.
제기는 가죽조각을 엽전 크기로 오려서 엽전 밑에 받치고 다른 오라기(조각)를 가죽 밑으로부터 구멍에 꿴 다음에,
다시 닭이나 꿩의 깃을 꽂아서 매어 만들기도 하였다.
종이나 비단으로 술을 만들거나 새 깃을 붙이는 것은, 발로 차올린 제기가 바르게 떨어져서 발에 잘 맞닿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제기는 흔히 어린이들이 제 손으로 만들었으나 요즘은 상점에 플라스틱 제품이 나와 팔리고 있다.
놀이방법은 한 사람씩 차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마주 차기도 한다.
서울에서는 한번 차고 땅을 딛고, 또 차고 땅을 딛고 하는 따위의 제기차기를 ‘땅강아지’, 두 발을 번갈아 가며 차는 것을 ‘어지자지’, 땅을 딛지 않고 계속 차는 것을 ‘헐랭이’라고 한다.
한편, 전라남도 고흥지방에서는 땅강아지를 ‘땅지기’, 어지자지를 ‘양발지기’, 헐랭이를 ‘들지기’라고 한다.
이 밖에 한번 차서 제기를 입에 물었다가 다시 차고, 다시 차고 다시 무는 ‘물지기’,
키를 넘게 올려 차는 ‘키지기, 차서 머리 위에 얹었다가 떨어뜨려 다시 차는 ’언지기‘도 있다.
앞의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어느 한가지만을 미리 정해서 차기도 하고, ’삼세 가지‘라 하여 위의
세 가지를 모두 차거나 해서 합계를 내어 승부를 짓기도 한다.
잘 차는 사람은 한가지만으로 몇 백까지 차기도 하는데, 차올린 제기를 머리 위나 어깨로 받아서 한참씩 다리를 쉬거나
발 안쪽과 바깥쪽은 물론이고 발등과 발뒤축 또는 무릎으로 차는 재주를 부리기도 한다.
진 쪽에서는 종들이기라 하여 상대의 서너 걸음 앞에서 제기를 발부리에 던지며, 이긴 사람은 이것을 멀리 차낸다.
진 쪽이 그것을 손으로 잡지 못하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드려주어야 하며,
차는 쪽에서 헛발질을 하게 되면 종의 입장에서 벗어나게 된다.
한편, 제기를 받아 차는 쪽에서는 일단 받아서 자기 혼자서 몇 번이고 차다가 주위에 서 있던 자기편에게 넘기기도 한다.
그래서 진 쪽에서는 이것을 받아 찬 사람에게까지 종들이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종 들이는 사람은 제기를 던지는 헛 시늉을 하거나 일부러 다른 데로 던져서 상대의 헛발질을 유도한다.
또, 세 사람 이상이 찰 때에는 갑이 을에게 차 넘긴 것을 다시 병이 받아 차면서 순서대로 다음 사람에게 넘기기도 하며,
여러 사람이 둥글게 둘러서서 순서 없이 아무나 차기도 한다. 이때에는 헛발질을 한 사람이 종을 들이게 된다.
이 놀이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일설에 의하면 고대 중국에서 무술을 연마하기 위하여 고안된 ‘축국(蹴鞠)’에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축국은 가죽주머니에 헝겊을 채워 넣고 양편에 대나무를 세워, 그 꼭대기에 그물을 얹어놓고
가죽주머니를 차서 위로 많이 올리는 편이 이기는 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축국은 제기차기와 전혀 다른 오늘날의 축구와 같은 스포츠적인 구희(球戱)로 보아야 한다.
문헌들을 살펴본 결과, 축국과 제기는 근본적으로 발로 찬다는 점 이외에는 전혀 다른 놀이라고 보여진다.
즉 축국은 오늘날 축구의 내용을 담고 있고, 제기차기는 요즘 아이들이 차는 제기차기와 같다.
어원을 살펴보면 조선시대에는 제기를 ‘적이’라고 하였는데, 음이 점차 와전되어 ‘더기’ ‘저기’ ‘제기’로 부르게 되었다.
어떤 놀이 연구가들은 제기차기의 연원을 뿌리가 달린 풀에서 찾고 있다.
즉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경이·우산풀 등 뿌리가 많고 잎이 달린 풀을 뽑아 놀잇감으로 이용한 ‘풀제기’에서
발전한 형태가 제기차기라는 것이다.
출처:엠파스백과,다움문화원형백과.
≪참고문헌≫ 한국의 민속놀이(김광언, 仁荷大學校出版部,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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