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處善과 이름이 같은 자가 있거든

金處善과 이름이 같은 자가 있거든

 

 

환관(宦官) 김처선(金處善)

 

 

김처선은 관직이 정2품이었다. 연산주가 어둡고 음란하였으므로 김처선이 매양 정성을 다하여 간하니,

연산주는 노여움을 속에 쌓아 둔 채 겉으로 나타내지 아니하였다.

일찍이 궁중에서 임금이 처용(處容) 놀이를 하며 음란함이 도를 지나쳤다.

김처선은 집안사람에게, “오늘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하고 들어가서 거리낌 없이 말하기를,

“늙은 놈이 네 분 임금을 섬겼고, 경서와 사서를 대강 통하지마는 고금에 전하처럼 행동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하였다.

이에 연산주가 성을 참지 못하여 활을 당겨 쏘아서 갈빗대에 맞히자, 김처선은 “조정의 대신들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늙은 내시가 어찌 감히 죽음을 아끼겠습니까. 다만 전하께서 오래도록 보위에 계시지 못할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하였다.

연산주는 화살 하나를 더 쏘아 맞쳐서 공을 땅에 넘어뜨리고, 그 다리를 끊고서 일어나 다니라고 하였다.

이에 처선은 임금을 쳐다보면서, “전하께서는 다리가 부러져도 다닐 수 있습니까.” 하자,

또 그 혀를 자르고 몸소 그 배를 갈라 창자를 끄집어내었는데, 죽을 때까지 말을 그치지 아니하였다.

마침내 그 시체를 범에게 주고 조정과 민간에 ‘처(處)’ 자를 말하지 못하게 하였다. 《소문쇄록》

 

○ 공이 어릴 때부터 재치가 특출하여 보통 아이와 달랐고, 글 뜻을 일찍 통달하여, 연구(聯句)를 부르고 대구(對句)를 붙이는데

말뜻이 사람을 놀라게 하였다. 병진년에 진사과에 합격하고, 홍치(弘治) 갑자년에 연산군이 과거보는 사람[擧人]을 시험할 적에,

공의 책문(策文)이 합격되었으나, 답안 가운데에 처(處) 자가 있었으므로, 계청(啓請)하여 버렸다.

이전에 연산군이 중관(中官) 김처선(金處善)의 곧은 간언에 노하여 그를 죽이고, 서울과 지방에 명하여 문자에 처(處)ㆍ선(善)

자를 쓰지 못하게 하였다. 정덕(正德) 병인년에 중종이 즉위하였고, 이듬해 정묘년에 급제하여 승문원(承文院)에 보직되고

천거되어 예문 검열(藝文檢閱)이 되었다.

해동잡록 6권 권벌(權撥)에서

 

조선왕조실록의 김처선 기록 부분(연산군 시절)

연산군 1년 (1494년 12월24일) - 중관 김처선을 시릉 내시(侍陵 內侍)로 삼았다.

4년 (1497년 1월 3일) - 선릉(宣陵) 수호관 박안성과 시릉 내관 김처선에게 안구(鞍具)를 갖춘 말 한 필씩을 하사하였다.

10년 (1503년 9월 9일) - 왕이 내관 김처선을 보내어 김감에게 어서를 내려 호조참판의 직책에 힘쓰라 하였다.

11년 (1504년 7월16일) - 전교하기를 "김처선을 하옥해라", "내관 김처선은 무례한 일이 있으므로 죄주어야 하나 도설리(都薛里: 조선 시대에, 내시부에 속하여 궁궐의 음식을 주관하는 일을 맡아보던 설리들의 우두머리.) 가 없으니 우선 장 1백을 속(贖)하라"

 하였다.

12년 (1505년 4월 1일) - 환관 김처선을 금중(禁中)에서 죽이고, 아울러 그 양자 이공신(李公信)도 죽였다.

 전교하기를"내관 김처선이 술에 몹시 취해서 임금을 꾸짖었으니, 가산(家産)을 적몰(籍沒)하고 그 집을 못 파고,

그 본관인 전의(全義)를 혁파하라" 하였다.

전교하기를 "김처선의 친족은 칠촌까지 김계경의 예에 따라 정죄(定罪)하고, 그 부모의 무덤도 다른 죄인의 예에 따르라 하였다.

4월 2일) - 전교하기를 "김처선의 부모는 그 무덤을 뭉게고 석물(石物)을 치우라" 하였다.

4월 3일) - 김처선의 계후자(繼後者)를 연좌(緣坐)시키게 하다.

4월 4일) - 의정부에 전지(傳旨)하기를,

“신하가 임금을 섬김에는 그 정성과 공경을 다하여야 하거늘, 요사이 간사한 내시 김처선 이 임금의 은혜를 잊고 변변치 못한 마음을 품고서 분부를 꺼리고 임금을 꾸짖었으니, 신하로서의 죄가 무엇이 이보다 크랴! 개벽(開闢) 이래로 없었던 일이거늘,

어찌 천지 사이에 용납되랴! 이에 중죄로 처치하고 그 자식에게까지 미치게 하며 그 가산을 적몰하고 그 가택을 못 파고 살던 고향을 아울러 혁파하여, 흉악하고 간사한 것을 씻어내서 뒷일을 경계하노니, 중외(中外)에 효유하노라.”

4월23일) - 김처선, 이공신의 처를 김계경의 처 원비(元比)의 예에 따라 내사복사(內司僕寺)에 징역시키게 하다.

6월 2일) - 김처선, 김계경의 족친을 다른 죄인의 족친의 예에 따라 죄를 다스리게 하다.

6월16일) - 동,서반(東,西班)의 대소 인원 및 군사 중에 김처선과 이름이 같은 자가 있거던 모두 고치게하다.

7월14일) - 일력(日歷) 처서(處署)의 처 자가 김처선의 이름이 같다하여, 조서로 고치도록 명하다.

7월19일) - 전교하기를 "처(處) 자는 곧 죄인 김처선의 이름이니, 이제부터 모든 문서에 처자를 쓰지 말라"하였다.

12월22일) - 왕이 내관 김처선을 죽이고 퍽 미워하여 온 나라 사람들의 이름과 문서에 처자를 쓰지 못하게 하였는데, 사인(舍人) 성몽정이 명을 받들고 교서를 지을 때, 처자를 썼으므로, 왕이 노하여 사헌부에 내려 국문하였다. 그러나 그 날짜를 조사해 보니 법이 선포되기 이전이었으므로 다시 국문하지 말게 하였다.

13년 (1509년 3월 2일) - 죄인 김처선의 집을 당일로 철거하여 못을 파고 죄명을 돌에 새겨 묻게 하였다.

3월13일) - 김처선의 죄명을 돌에 새겨 그 집 물가에 묻고 담을 쌓게 하였다.

[출처] 金處善과 이름이 같은 자가 있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