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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부조금도 기계가 받는 세상 [만물상] 부조금도 기계가 받는 세상김태훈 논설위원입력 2024.08.26. 20:28업데이트 2024.08.26. 23:21​일러스트=이철원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엔 우리 옛 상가의 조문 풍경이 담겨 있다. 주인공의 노모가 별세하자 조문객들이 빈소를 찾아 슬픔에 빠진 아들을 위로하는데 겉보기엔 잔칫집이다. 술상이 차려지고 밤새도록 노름판이 펼쳐졌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초상집 가면 술 마시고 화투 치며 밤샘하는 이가 많았다. 빈소가 쓸쓸해선 안 된다는 사회 통념이 만든 장례 문화였다.▶부조 봉투를 쓸 때는 격식을 차리고 정성을 다했다. 봉투에 사인펜이나 붓펜으로 賻儀(부의)라고 적었고, 속지에 위로 문구와 조의금 액수를 적을 때도 손 글씨로 정성 들여 썼다. 경조사에 빠지는 것은 큰 결례였다. 그러.. 2024. 8. 27.
[김명환의 시간여행] [44] 측정기 동원 음주단속 48년 전 시작… 차량당 음주사고 오늘의 3배 넘기도 [김명환의 시간여행] [44] 측정기 동원 음주단속 48년 전 시작… 차량당 음주사고 오늘의 3배 넘기도김명환 前 사료연구실장입력 2016.11.16. 03:05​1968년 6월 1일 오후, 서울 교통경찰관들이 낯선 기계와 고무풍선을 들고 시내 10여 군데 길목으로 나갔다. 음주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최초로 도입한 '주정검지기(酒精檢知器)'라는 장비였다. 입김 한 번 살짝 불면 그만인 오늘과 달리, 반세기 전 주정검지기는 사용법이 꽤 복잡했다. 운전자에게 풍선을 한참 불게 하여 날숨을 상당량 모은 뒤, 약물을 넣은 시험관에 풍선 속 바람을 집어넣어야 했다. 1일의 특별단속에서 음주 운전자 18명이 적발됐다. 장비를 이용한 음주 운전 단속의 역사가 이날 시작된 것이다.서울 시내에 자동차가 60여대 남짓밖에.. 2024. 8. 26.
고도원의 아침편지 2024. 8. 25.
《라면의 환갑 》 님의 환갑을 축하하오, K-Food라면 K-라면, ​《라면의 환갑 》​라면은1963년 9월 15일 태어났습니다.​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아 한국 사람들 모두가 힘들게 살아가던 1961년 어느날​삼양식품(주) 전중윤 사장은 남대문시장을 지나다​배고픈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하는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을 봅니다.​전 사장은"저 사람들에게 싸고 배부른 음식을 먹게 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전 사장은 일본에서 라면을 제조하는기술을 들여옵니다.하지만 외화가 없고 국교가 단절됐던 때라 라면을 제조하는 시설을 들여오기는 하늘에 별따기였습니다.​정부가 가진 달러를 민간이 원화로 사던 시절, 한 라인에 6만 달러인 라면 제조 시설을 수입하기엔 전 사장도 돈이 부족 했고 가난한 정부도 옹색하.. 2024. 8. 24.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 To See)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 To See)  ※헬렌 켈러가 어느 날 숲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그 친구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헬렌 켈러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두 눈 뜨고도 두 귀 열고도 별로 특별히 본 것도 들은 것도 없고, 할 말조차 없다니...   그래서 비록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 켈러였지만, 그녀는 스스로 만약 자신이 단 사흘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보고 느낄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 (Three days to see)' 이란 제목으로, '애틀랜틱 먼스리' 1933년 1월 호에 발표했습니다.  ※헬렌 켈러의 글은, 당시 경제 대공황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미.. 2024. 8. 22.
여름엔 잔치국수, 겨울엔 김치…50년 묵묵히 나눔 실천한 '대구 할머니' 여름엔 잔치국수, 겨울엔 김치…50년 묵묵히 나눔 실천한 '대구 할머니'이가영 기자입력 2024.08.20. 07:33업데이트 2024.08.20. 08:01'대구 할머니'로 불리는 신희숙(63)씨가 어르신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큰돈을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들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선행을 꾸준히 실천하는 이들도 있다. 후자는 한 번의 큰 선행보단 주목받지 못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평생 어려운 이들을 챙기며 살아온 ‘대구 할머니’는 이웃들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소그미(소금)’가 됐다.신희숙(63)씨는 나누는 삶을 강조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52년 동안 선행을 이어왔다. 학창 시절 수돗가에서 서성이며 배고픔을 호소하던 친구들에게 매주 .. 2024.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