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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by 까망잉크 2008. 10. 23.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 넝쿨 올리고

삼 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 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삼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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