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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져무는 날에

by 까망잉크 2008. 11. 26.

 

 


저무는 날에/ 김남조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간다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인 것

제 몸을 태워야만 이 환한
촛불같은 것
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 해도
줄어드는 밀랍
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
재도 하나 안 남기고
촛불같은 것

날이 저물어 가듯
삶과 사랑도 저무느니
주야사철 보고지던 그 마음도
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
끝날엔 혼자인 것
영혼도 혼자인 것
혼자서
크신 분의 품안에
눈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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