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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

가을 노트

by 까망잉크 2010. 11. 13.

 

 

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

 .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가을 노트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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