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곁에서
/ 임 월 묵
너를 바라보다가 꽃 피었고
너를 바라보다가 꽃 지더이다.
장미 빛 가운 입고 서서
사랑 받아 마시고
슬픈 눈물도 닦아주며
하얀 밤 지새는 나날
천사의 손은 따뜻했네.
언젠가 풀벌레 우짖는 날
적막이 춤을 추는 뒤란에서
진한 밀어가 물결치고
멀리 꺼져가는 빛 하나
나의 애달픈 기다림으로
한 낱 한이 되는 봄밤
꽃반지처럼 다가오던 날
그 숨결 새록새록 피어나
혹여, 천사의 편지 한 장
착각의 숲에서라도 좋아
잊었던 네 곁을 서성이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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