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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를 용서해야 하는가 [시인의 詩 읽기] 누가 누구를 용서해야 하는가 입력2023.06.02. 오전 5:02 어느새 태풍이 시작되는 여름이다. 올여름 엄청난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를 듣고 장화를 사야겠다는 지난해의 결심이 떠올랐다. 매해 여름 비가 늘고 있다는 기분이다. ​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창밖으로 바라보는 비는 어느 정도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문제다. 차분해지는가 싶다가도 불쑥 켕겼던 일이 떠오르고, 그런가 싶다가도 안 좋은 일과 함께 안 좋은 사람의 얼굴까지 밀려온다. ​ 서경온 시인의 태풍경보는 태풍이 도착하고 있는 와중의 뒤숭숭한 밤 풍경을 그리고 있다. 가지들이 헝클어지고 소나기가 다그치는 모습에서 아직까지 붙들려 있는 한 존재를 떠올린다. 과연 별일이었을까. ​ 우리는 끌려다닌다. 빚에 .. 2023. 6. 3.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57/58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 기생 소백주 (57)옹기장수 입력 2021. 01. 13 18: 55 그림/이미애(삽화가) 세월은 흘러 그새 십여 년, 그럼에도 다행히 못생겼다는 그 정씨 부인에게 간간이 잠자리는 하였던지 아이들을 다섯이나 낳아 기르고 있었다. ​ 수캐골이라 해서 그랬을까? 개들이 새끼들을 많이 낳아 기르기도 하는 것인데 참 홍수개가 자녀복은 있는가 보았다. ​ 아버지 홍진사가 죽고 어머니마저 세상을 등지고 이제 홍수개도 마흔 줄에 들어섰다. 그 많던 재산을 거의 다 그 짓으로 탕진해 버리고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무슨 수를 내서라도 반드시 품에 안고야 말던 홍수개도 바깥출입이 현저하게 잦아들었다. 못생겼다고 대놓고 악다구니를 쓰고 포악을 하던 터라 시집 온 후로 속을 끓이며 살.. 2023. 6. 3.
움직이는 풍경 영화관…강릉~동해~삼척 ‘바다열차’ 박준규의 기차여행, 버스여행 움직이는 풍경 영화관…강릉~동해~삼척 ‘바다열차’ 테마관광열차⑤ 동해의 명물 바다열차 여행 ‘바다열차’ 안인역~정동진역 구간. 갯바위와 에메랄드 빛 동해바다가 넓은 창을 가득 채운다. 강원 동해안은 매년 여름 여행지 1순위로 꼽히는 스테디셀러다. 그중에서도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강릉ㆍ동해ㆍ삼척 지역 해수욕장은 언제나 인기 상한가다. 맑고 시원한 바다에 첨벙 뛰어드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좀 더 색다른 바다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테마관광열차인 ‘바다열차’를 소개한다. 2007년 7월 25일 운행을 시작한 바다열차는 영동지역의 대표 해안 도시 강릉~동해~삼척(총연장 53km)을 잇는 유일한 기차다. (무궁화호 열차는 강릉~동해 구간 동일한 선로로 운행하지만 동해를 벗어.. 2023. 6. 3.
한낮의 일터, 달밤의 힙지로… 당신의 을지로는 ‘몇 시’인가요 한낮의 일터, 달밤의 힙지로… 당신의 을지로는 ‘몇 시’인가요 [아무튼, 주말] 아침부터 밤까지 12시간 을지로의 네 가지 얼굴 김은경 기자 입력 2023.06.03. 03:00업데이트 2023.06.03. 10:13 누구는 “1980년대가 박제된 곳”이라고 했고 누구는 “못 만들어내는 게 없는 마법 같은 곳”이라고 했다. 20대인 동생은 “힙지로?” 하고 되물었다. 서울 을지로에 간다고 하니 한마디씩 거드는 말은 이렇게 제각각이다. 가서 먹어 보란 것도 꼽다 보니 열 손가락이 모자랐다. 연휴 마지막 날이던 지난달 29일 을지로를 걸었다. 1930년대 어느 날 대낮부터 새벽까지 경성 거리를 돌아다닌 소설가 구보씨처럼 온종일 발길 가는 대로 을지로 3~4가의 꼬불꼬불한 골목을 배회했다. 오전 10시부터 밤.. 2023. 6. 3.
“55만 대군은 있는데 군인이 없고, 스타는 널렸는데 장군이 없다” “55만 대군은 있는데 군인이 없고, 스타는 널렸는데 장군이 없다” [아무튼, 주말] [김아진 기자의 밀당] 노태우 앞에서 “북한은 적” 외친 ‘진짜 군인’ 민병돈 前 육사 교장 민병돈 장군은 인더뷰에서 '우리나라에는 55만 대군은 있지만 군인이 없고, 스타는 있지만 장군이 없다'고 했다./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김아진 기자 입력 2023.06.03. 03:00업데이트 2023.06.03. 09:35 자택 서재에서 35년 만에 전투복을 꺼내 입은 민병돈 전 장군. “군인은 실내에서 모자를 쓰지 않는다. 총도 소지할 수 없다”며 모자를 쓰지 않았다. 책장에는 육군사관학교장 명패를 비롯해 긴 군생활의 흔적이 소슬하게 놓여 있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노병(老兵)은 자나깨나 나라 걱정뿐이다. 구순을 바라.. 2023. 6. 3.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55)혼인식 <제4화>기생 소백주 (56)수캐골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기생 소백주 (55)혼인식 입력 2021. 01. 11. 17: 03 그림/이미애(삽화가) 점잖은 체면에 홍진사는 아들을 잘못 둔 죄로 이웃들에게 사과를 하고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었다. ​ 그럴 때마다 아들 홍수개를 붙잡아 놓고 타이르고 훈계를 했다. 홍수개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했으나 말짱 그때뿐이었다. ​ 그러던 어느 날 홍수개가 이웃집 아이를 때려 코피가 줄줄 흐르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 아이의 농사 짓는 가난한 부모는 홍진사를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아들을 나무라는 것이었다, ​ 그때 홍진사는 아들 홍수개를 붙들어 와서는 자기 집 커다란 기와집 기둥을 품에 안게 하고는 종아리를 걷고 회초리질을 했다. ​ “이.. 2023.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