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시인/杜宇 원영애
(1)
들녘 길가
코스모스 하늘 향해
그리움으로 손짓하고
고추잠자리
높이 솟아오를 때면
농촌이 싫다고
집 떠난 허수 생각
그 아비 혼자
들녘에 남아
허름한 옷자락에
지친 몸으로
허수 그리워
허수야 나 늙기 전
더 늙기 전에 돌아와
어서 돌아와다오
아비 헛기침
먹고 자라는 곡식들
아무래도 올 가을엔
네가 더 그립다고
헛손 흔들어 대는 갈대도
이 저녁에 피어 오르던
굴뚝 연기도
널 찾아가겠구나.
…» 허수아비
(2)
눈은 떴지만 보이지 않고
귀는 달렸어도 들리지 않네
세상 다 잃은 허깨비가
빈 들을 지키는
너를 잃고 나만 서 있다는
아비 꼴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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