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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이야기外 더 오래82

[더,오래] 싸운다, 사랑하니까(4) [더,오래] 싸운다, 사랑하니까(4) [일러스트 강인춘] 결혼은 왜 하니? “어머! 난 몰라, 8시 반이잖아.” 속상했다. 남편에게 미안했다. 나는 또 늦잠을 자고야 말았다. 남편은 어제 아침과 똑같이 오늘 아침에도 물 몇 방울 찍어 바르는 고양이 세수를 하고, 와이셔츠, 양말, 대충 꿰어 입고 신은 채 출근 가방 챙겨 들고 현관문 박차고 뛰어나갔다. 그러더니 순간, 탁~! 하고 다시 현관문이 열렸다. “어머, 어머! 자기야, 또 뭘 잊은 거야?” 남편은 나의 말끝도 채 듣지 않고 내 허리를 잽싸게 잡아챘다. 그러고는 번개처럼 입술에 뽀뽀를 마구 퍼부었다. “아무리 바빠도 할 건 하고 가야징~” 남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시 바람처럼 휑하니 밖으로 사라졌다. “어머? 어머? 이게 뭐지?” 정신을 가다듬.. 2023. 3. 8.
현관문 나가다 말고 날 째려보는 아내 현관문 나가다 말고 날 째려보는 아내 중앙일보 입력 2018.04.07 11:00 업데이트 2018.05.30 14:02 강인춘구독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5) [일러스트 강인춘] 마눌이 이웃에 사는 딸네 집 간다고 현관문 열고 나갔다. 그러다 생각난 듯 다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윽고 매서운 눈초리로 거실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나를 한참이나 째려본다. 그러고는 소리 안 나게 입을 씰룩인다. "수염이나 좀 깎지그래. 집에서 노는 것도 그런데…. 꼭 역전 양아치 같아. 쯧!" 나는 안다. 마눌의 저 씰룩이는 입에서 요런 싹수없는 말들이 마구 튀어나오려는 것을 애써 짓눌러 참는다는 것을…. 고마워요. 마눌님! 만약에 저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으면 나는 또 한 번 깊은 침울의 늪에서 한.. 2023. 2. 7.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3) [더,오래] 강인춘의 마눌님! 마눌님!(3) [일러스트 강인춘] "아~ 이 주름살을 어떻게 해? 성형해준다고 했잖아! 언제 해줄 건데?" "결국 요 모양, 요 꼴로 내 인생 끝내려고?" "아~ 몰라, 몰라. 내 인생 물어내!" 여자들은 이상하다. 내 아내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울 들여다보면서 한숨을 푹푹 쉬며 토해내는 혼잣말들이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당연한 자연의 이치다. 그런데도 자신이 늙은 것에 대해 왜 아내라는 여자들은 그 원인을 모두 남편 탓으로 돌릴까? 설령, 아내를 공주처럼 모신다 해도 늙어 주름지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남자인 나 역시도 늙는다. 내가 늙는 이유는 오로지 모진 세월 탓이라 아내에게 그 책임을 막무가내로 돌리진 않는다. 아내야! 아니, 마눌님! 그.. 2023. 1. 17.
[더오래]남편이 미웠다 예뻤다…갈대 같은 아내의 마음 [더오래]남편이 미웠다 예뻤다…갈대 같은 아내의 마음 입력 2021.12.14 13:00 [더,오래] 강인춘의 깍지외할미(50) [일러스트 강인춘] 남편은 왜 미웠다 예뻤다 할까? 남편은 아침밥 먹기 전까지는 기분이 룰루랄라였다. 그런 남편이 밥숟가락 뜨면서 인상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왜 그래? 된장찌개가 이상해?” “….” “오늘 아침에 새로 끓인 건데, 왜 맛이 없어?” “….” “말해봐. 깍지도 잘 먹잖아.” “….” 드디어 남편의 꼬장꼬장한 성격이 또 나왔다. 밥숟가락 두어 번 뜨다 말다 하더니 갑자기 인상이 구겨진 채 말없이 식탁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둘러메고 현관문을 ‘꽝~’ 소리 나게 닫고는 출근을 해버렸다. “깍지야? 아빠가 왜 저러시니? 또 삐진 거야?” .. 2022. 10. 14.
[더오래]'악녀'와 산다고 생각한 남자 어느날 거울을 보니 [더오래]'악녀'와 산다고 생각한 남자 어느날 거울을 보니 입력 2022.01.18 13:00 [더,오래] 싸운다, 사랑하니까(3) [일러스트 강인춘] 이제 막 결혼식을 끝낸 부부의 자화상 이제 막 결혼식 행사를 끝내고 아내와 함께 팔짱을 끼고 퇴장하는 남자는 옆에 있는 아내의 얼굴을 힐끗 돌아보고는 기겁을 했다. 아내는 ‘악녀’의 얼굴로 변해 미소 짓고 있었다. “히히히. 내 남자야! 이제부터는 내 마음대로 너를 요리할 수 있어. 부디 내 명령에 항명하지 말고 무조건 따라야 해. 나는 항상 네 위에 군림하는 여왕이니까.” 아내, 아니 악녀의 미소 뒤에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순간 남자는 고민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아뿔싸! 결혼식 도로 물려? 아니면 .. 2022. 10. 3.
[더오래]“부부싸움? 남 일이야”…햇내기 부부의 오판 [더오래]“부부싸움? 남 일이야”…햇내기 부부의 오판 입력 2022.01.11 13:00 강인춘구독 [더,오래] 싸운다, 사랑하니까(2) [일러스트 강인춘] 세상에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다 “너는 항상 그랬잖아?” “자기는 뭘 잘했는데?” “미쳐요!” “미치다니? 그걸 말이라고 해?“ “쿵!” “쾅!” 결혼하면 부부 중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일상의 지뢰밭이 주위에 널려있다. 그것은 양말, 치약, 수건의 자질구레한 것에서부터 시가, 시부모, 처가, 술, 명품 백 등등의 크고 작은 지뢰들이다. 부부 싸움은 대게 이런 것들을 무심코 밟아서 터지기 시작한다. 세상에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다고 한다. 태초에 아담과 이브에서부터 19세기를 지나 오늘에까지 줄곧 1도 변함없이 부부의 전쟁은 끈임없이 계속 이어져.. 2022.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