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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의 기록들538

박정희와 한강 13 박정희와 한강 13 by성일만Sep 28. 2022 3선 개헌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의 시 ‘귀천’이다. 그는 한 때 죽었다고 알려져 동료들이 유고시집까지 헌정했다. 하지만 그는 멀쩡히 살아있었다. 아니, 멀쩡하진 않았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몸과 마음이 망가진 채 정신병원에 수용돼 있었다. 그의 심신을 무너뜨린 건 중앙정보부에 의해 자행된 고문이었다. 그는 1967년 소위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작곡가 윤이상. 화가 이응노 등과 함께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이후 평생 고문의 후.. 2022. 11. 30.
[김명환의 시간여행] [18] 결혼식 답례품·피로연 금지되자 성냥갑 속 지폐 넣은 '답례금' 등장 [김명환의 시간여행] [18] 결혼식 답례품·피로연 금지되자 성냥갑 속 지폐 넣은 '답례금' 등장 김명환 사료연구실장 입력 2016.05.11 03:00 1964년 어느 국립 연구기관장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은 답례품으로 인스턴트 라면 묶음을 받았다. 식사 따로, 답례품 따로 제공하는 오늘의 결혼식과 달리 라면이 '답례'의 전부였다. 피로연을 생략하고 간소한 답례품으로 대신하는 결혼 문화는 전후(戰後) 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 싹터 20년 가까이 이어졌다. 인기 1위의 답례품은 찹쌀떡이었다. 우리 전통 떡이 아니라 '앙꼬(팥소)'를 듬뿍 넣은 일본식 '모찌'였다. 부부 사이가 찰떡같기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 1960~70년대에 서울 시내 유명 떡집 수십 곳은 답례품 전문 가게로 큰돈을 만졌다. 결혼.. 2022. 11. 28.
박정희와 한강 12 박정희와 한강 12 by성일만Sep 28. 2022 김종필과 오히라 메모 일본은 해마다 3월 새 교과서를 발행한다. 2022년 봄 일본의 새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연행’했다는 종래 표현이 ‘동원’이라는 말로 둔갑해 있었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강제 연행과 동원이라는 표현에는 엄청난 차이가 숨겨져 있다. 일제 강점기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교묘한 말장난으로 감추려 한 것이다. 이는 비단 강제 징용 문제뿐 아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표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본 교과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역사적, 지리적으로 명백한 한국 영토인 독도를 자신의 땅으로 계속 우기고 있다. 일본은 이 문제들을 1965년 한일협정을 통해 매듭지었다고 주.. 2022. 11. 28.
[뉴스라이브러리속의 모던 경성]1929년 도쿄~대련 정기 항로 개설… 90년 전 비행기타고 도쿄 출장다닌 금광업자 우영희 입력2022.11.26. 오전 6:01 수정2022.11.26. 오전 6:18 [뉴스라이브러리속의 모던 경성]1929년 도쿄~대련 정기 항로 개설…초특급편은 도쿄~경성 6시간 주파 1929년 9월 도쿄와 경성을 잇는 항공 여객노선이 개설됐다. 오사카, 후쿠오카, 울산을 거치는 노선이었다. 1938년 초특급편을 이용할 경우, 경성에서 6시간 후면 도쿄에 도착할 수있었다. 사진은 1935년 무렵의 하네다 비행장/‘世界畵報’1937년 2월호 1938년1월22일 아침 금광업자 우영희는 도쿄를 향해 출발했다. 그가 향한 곳은 여의도비행장이었다. 동료 K와 함께 ‘더글라스’ 18인승 프로펠러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오전 11시5분 정각에 이륙했다. ‘상계(上.. 2022. 11. 27.
박정희와 한강 11 박정희와 한강 11 by성일만Sep 27. 2022 월남파병 전쟁은 크든 작든 비극적이다. 더구나 핵전쟁의 결과는 공멸일 뿐이다. 이를 잘 알고 있던 후루시초프는 쿠바로 향하던 배들에게 귀환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쿠바 위기는 일단락됐다. 후루시초프의 결단은 인류를 구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소련 내 그의 정치생명은 사실상 끝났다. 2년 후 브레즈네프가 서기장에 취임하면서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은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1960년 대 초 쿠바 사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읽는 거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목에 걸린 가시다. 그것을 제거하고 싶으나 만만치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추진하자 더는 좌시할 수 없었다. 러시아는 줄곧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마침 미국이 2021년 8.. 2022. 11. 25.
박정희와 한강 10 박정희와 한강 10 by성일만Sep 27. 2022 간첩 황태성 남한에서 북으로 보낸 최초의 공식 밀사는 이후락이었다. 황태성이 남한으로 온 지 11년 만이었다. 이후락은 평양으로 날아가 김일성을 만났다. 그의 손은 아무도 모르게 청산가리를 쥐고 있었다. 여차하면 자결하기 위해서였다. 남쪽에서 황태성을 죽였으니 북도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 고문이 가해지고 남한의 이런 저런 정보를 발설할 바엔 차라리 죽고 말겠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이후락은 많은 비밀 정보를 알고 있었다. 북은 이후락을 죽이지 않았고, 얼마 후엔 박성철 부수상을 남쪽으로 내려 보냈다. 곧이어 남과 북은 7.4 남북 공동성명을 발표하게 된다. 이후 박철언, 박지원, 김만복 등 여러 명의 대북 밀사가 평양을 드나들었다. 박철언은 스무 차.. 2022.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