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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507

마음 마음 / 곽재구 아침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수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 2012. 1. 2.
만나고 싶습니다 만나고 싶습니다 /松岩 김 은 재 너의 손 꼭 잡고 놓아 주고 싶지 않은 사람 변함없는 애정으로 이별을 모르는 사람 함께 있으나 멀리 있으나 그리움이 간절하고 걱정이 되는 사람 가을 햇살 가득한 코스모스길 걸으며 두둥실 흘러가는 구름 따라 사랑을 속삭이고 싶습니다 우수수.. 2011. 12. 31.
백송 [시가 있는 아침] 백송 [중앙일보] 입력 2011.12.26 00:54 / 수정 2011.12.26 00:54 백송 Pinus bungeana 백송 / 조용미(1962~ ) 껍질을 다 털어내면 하늘로 솟을까 두렵다 햇빛에 빛나는, 비늘을 드문드문 털어낸 흰 가지들 (……) 白骨松, 저 나무의 뿌리 하나는 이 지구의 핵에 닿아 있다 껍질 다 벗.. 2011. 12. 28.
"눈 오는 날의 편지".... 목청껏 소리치고 싶었다 한 영혼에 사무쳐 오래오래 메아리치도록 진달래 꽃빛깔로 송두리째 물들이며 사로잡고 싶었던 한 마음이여 보았느냐 보이는 저 목소리를 기막힌 고백의 내 언어를 하늘과 땅 사이를 채우며 울림하며 차가운 눈발로 태어날 수밖에 없는 뜨거운 외침을 보.. 2011. 12. 26.
방문객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 2011. 12. 20.
너를 보내는 나는 아프다 너를 보내는 나는 아프다 /賢松 장현수 보내고 돌아선 세월 그림자 가을에 붙여 겨울이 오고 겨울에 붙여 여름 지나면 오늘 만났던 가을이 또 그렇게 다가서겠지만 오늘 보낸 가을이 다시 만날 가을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그립다, 쓴 내 가을의 색은 조금씩 엷어지는 세월 흔적 빗.. 2011.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