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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507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다정한 친구이기 보다는진실이고 싶었다. 내가 너에게 아무런 의미를 줄 수 없다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만남의 의미를 전해 주었다. 순간의 지나가는 우연이기 보다는 영원한 친구로 남고 싶었다.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 2018. 12. 17.
어느 노인의 고백 어느 노인의 고백 / 이해인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로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 2018. 12. 2.
[스크랩] 가을 가을 -박경리- 방이 아무도 없는 사거리 같다 뭣이 어떻게 빠져나간 걸까 솜털같이 노니는 문살의 햇빛 조약돌 타고 흐르는 물소리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그러고 있다 세월 밖으로 내가 쫓겨난 걸까 창밖의 저만큼 보인다 칡넝쿨이 붕대같이 감아 올라간 나무 한 그루 같이 살자는 건지.. 2018. 11. 25.
우리는 오후의 시간에 머문다 우리는 오후의 시간에 머문다 시인/佳誾: 김해자 무거운 오후다 우울한 오후다 침묵하는 오후다 겨울이 가까워지는 오후의 시간 숲길의 바람도 침묵하는 오후다 나의 발걸음 소리도 나의 숨소리마저 시끄럽게 들리는 오후다 가을이 문을 닫으려 하는 오후다 저쪽 어느 길목에서 겨울 오.. 2018. 11. 12.
[스크랩] 마음의 정거장 마음의 정거장 -김명인- 집들고 처마를 이어 키를 낮추는 때 절은 국도변 따라 한 아이가 간다 그리움이여! 마음의 정거장 저편에 널 세워두고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면 저기 밥집 앞에서 제재소 끝으로 허술히 몰려가는 대낮의 먼지바람 십일월인데 한겨울처럼 춥다 햇볕도 구겨질 듯 .. 2018. 11. 2.
허수아비  허수아비                                                                                       시인/杜宇 원영애(1)들녘 길가코스모스 하늘 향해그리움으로 손짓하고고추잠자리 높이 솟아오를 때면농촌이 싫다고집 떠난 허수 생각그 아비 혼자들녘에 남아허름한 옷자락에지친 몸으로허수 그리워허수야 나 늙기 전 더 늙기 전에 돌아와어서 돌아와다오아비 헛기침먹고 자라는 곡식들아무래도 올 가을엔네가 더 그립다고헛손 흔들어 대는 갈대도이 저녁에 피어 오르던 굴뚝 연기도널 찾아가겠구나. …» 허수아비 (2)눈은 떴지만 보이지 않고귀는 달렸어도 들리지 않네세상 다 잃은 허깨비가빈 들을 지키는너를 잃고 나만 서 있다는아비 꼴이 아니던가. 2018.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