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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 저런 아야기794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41)비몽사몽 <제4화>기생 소백주 (42)선우후락(先憂後樂)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기생 소백주 (41)비몽사몽 입렫 2020. 12. 20. 16: 15 그림/이미애(삽화가) 김선비는 이런 뜻밖의 우연에 기가 막힌 인연도 다 있구나싶어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순간 ‘아!’하고 탄성을 지를 뻔 했다. ​ 세상에 살다보니 기생에게 글이 합격하는 행운도 다 있더란 말인가! 어허허허! 그러고 보면 이 야밤에 남의 집 헛간 신세를 지며 거지처럼 맨흙바닥에 뒹굴며 묵어갈 신세는 면한 것이 아닌가! ​ 김선비는 아낙을 따라 ‘어흠! 어흠!’ 낮게 헛기침을 하며 이게 꿈이냐? 생시냐? 비몽사몽(非夢似夢) 가느다란 정신 줄을 겨우 붙잡고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 김선비가 일하는 아낙을 따라 방안으로 들어가 앉자 큰방 옆으로 긴 대발이 쳐져 있었다. 도대체.. 2023. 5. 21.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39/40 <제4화>기생 소백주 (39)허망한 수작질 <제4화>기생 소백주 (40)단꿈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기생 소백주 (39)허망한 수작질 입력 2020. 12. 16. 16: 35 그림/이미애(삽화가) 그것은 어느 시대를 불문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는데, 기생 소백주 그녀는 그것을 획득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 더구나 남편으로 삼을 사내를 고르는데 다름 아닌 시를 써내서 그것이 마음에 들면 선택하겠다는 것은, 소백주 스스로가 자신의 사랑의 선택에 적극적인데다가 세속의 이권과는 전연 영합하지 않은 방법이었다. 그것은 오로지 사내의 파릇한 정신과 인생을 살아가는 낭만을 아는 그 어떤 경지를 시험해 보겠다는 것이었기에 참으로 각별했다. 여느 대갓집 가문 좋은 양반 문벌 귀족의 권력과 부와 지위를 두루 갖춘 능력 많은 정숙한 규수.. 2023. 5. 20.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37)이심전심 <제4화>기생 소백주 (38)유유자적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기생 소백주 (37)이심전심 입력 2020. 12. 14. 18: 46 그림/이미애(삽화가) 글을 읽어 내려가는 소백주의 흰 손이 가늘게 떨리며 입가에 오월 모란꽃 같은 희미한 미소가 살포시 수줍은 듯 벙그러지고 피어나 두 볼 가득 분홍빛으로 물들어 고이고 있었다. ​ “漌泌激搖少白舟(근필격요소백주) ​ 흰 돛대를 달고 맑은 물결을 가르며 가는 아리따운 배야! ​ 進往幾年男望待(진왕기년남망대) ​ 오고 가며 몇 해나 사내를 기다리느냐! ​ 後日洋滿誰先對(후일양만수선대) ​ 훗날 배가 가득 차 누가 먼저 너를 건드렸느냐고 묻거들랑 ​ 門到兼前晩湖也(문도겸전만호야) ​ 문 앞에 함께 이른 이는 이 만호였다고 말 하여라!” ​ 하얀 돛대를 달고 고기 잡으러 오가는.. 2023. 5. 18.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제4화>기생 소백주 (35)술값 <제4화>기생 소백주 (36)꽃과 바람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기생 소백주 (35)술값 입력 2020. 12. 10. 18: 50 그림/김리라(성균관대 미술학부 졸업) “으으하하하하핫!” ​ 김선비는 들었던 붓을 순간 사납게 멀리 허공으로 내팽개치며 미친놈같이 한바탕 크게 웃어재끼는 것이었다. ​ 이 나라에서는 글을 배울 까닭이 없었다. 글을 배운들 과거에 급제하여 오직 호의호식(好衣好食) 일신의 영달이나 추구하는데 써야하고, 백성들을 핍박하고 윽박질러 세금 거둬들이는 데나 써야하고, 임금에게 알랑거리는 데나 써야하고, 상전에게 아첨하고 뇌물 바치는 데나 써야하고, 또 자신처럼 벼슬자리를 흥정하는 데나 써야하는 것을, 더구나 이렇게 기생에게 한잔 술을 빌어먹을 때나 써야 하는 것인데 말이다. ​ 모름지기 선비가 글을 배웠으면 백성들.. 2023. 5. 17.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33)불행한 선비 <제4화>기생 소백주 (34)술동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기생 소백주 (33)불행한 선비 기생 소백주 (34)술동이 기생 소백주 (33)불행한 선비 입력 2020. 12. 08. 17: 42 그림/김리라(성균관대 미술학부 졸업) 소백주는 지난날 매일 밤 어울렸던 고위관리들의 허장성세를 생각하고는 고개를 가로로 젓는 것이었다. ​ 허명과 허세를 쫓아 살며 온갖 뇌물을 받아 챙기면서 갖은 부정부패를 일삼고 거래와 암약으로 세상을 농단하면서도 자신이 마치 정의로운 위대한 영웅이라도 되는 양 자기보다 못한 직급의 약자나 계집 앞에서 위세를 떠는 위인들을 보면 헛웃음이 자신도 모르게 배어나오고 구역질이 나는 것이었다. ​ 역시나 가소로운 소인배요 졸장부들이었다. 차라리 이런 세상의 틈바구니에서 온갖 탐욕 다 벗어버리고 자신의 푸른 정신.. 2023. 5. 16.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31)여인의 꿈- <제4화>기생 소백주 (32)사내들 [남도일보]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기생 소백주 (31)여인의 꿈 기생 소백주 (31)여인의 꿈 입력 2020. 12. 06. 18: 21 그림/김리라(성균관대 미술학부 졸업) 온갖 사내들의 짓궂은 장난과 그 등살에 놀아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것이 생활이 되고 보니 지긋지긋했다. 서른이 올려다 보이는 어느 봄날 소백주는 모진 것이 세월이라고 울밑에 난향같이 싱싱하던 자신의 몸도 초가을 단풍 물 들어오는 나뭇잎처럼 한풀 시드는 낌새를 느끼고는 떠억 하니 평소 꿈꾸어오던 것을 실행에 옮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사내놈들은 인생살이의 목적이 권력이고 돈이고 출세인줄은 몰라도 또 계집들 또한 남편이나 자식들 출세시키는 일인 줄은 몰라도 소백주는 그것이 아니었다. 기왕에 이 세상에 여인의 몸으로 태.. 2023. 5. 15.